함께 강의를 듣는 분들 중에,
시각장애인 목사님이 계십니다.
사당동에서 오시는데 늘 오실 때마다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손에 매달려서 가방을 들고 오십니다.
항상 30분 일찍 오셔서, 학생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시고,
강의실 맨 앞자리까지 인도해 주시고 할아버지는 댁으로
돌아가시나 봅니다.
혹여 봉사하시는 분이신가 했는데, 알고보니 아버지라고 합니다.
전철 역사에서 만난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은
늘 넉넉하고 따사로운 봄볕 같아서 주변 가까이만 있어도
마음 깃이 여유로와집니다.
증산역에서 내려 명지대까지 마을 버스를 이용하는데,
목사님과 할아버지가 올라 오시길레 자리를 양보해 드렸더니
서로 앉으라고 권합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앉으시라고....
아버지는 아들에게 앉으라고....
그냥... 눈물이 났습니다.
전철 역사에 설 때마다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이 눈 앞에
선연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흐를때가 있습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내겐 너무나 큰 별 것처럼
보여진 아버지와 아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에 답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근육병을 앓는 형제가 있습니다.
근육병 시설에서 공부할 수 있는 모든 여건과 환경을
마련해 주셔서, 오고 가는 길 태워다 주고, 태우러 오는
수고로움을 다 감당합니다.
이 형제님이 하루 종일 휠체어에 앉아 있으니 답답해 할까봐
쉬는 시간마다 바깥 구경을 시켜 주고, 물을 떠다 주고,
운동을 시켜 주시는 여선생님을 뵐때마다 참 감동적입니다.
마음이 더워집니다.
원불교에 다니시던 분이 계십니다.
여기선 교무라고 하더군요...카톨릭에서 수녀님들과 비슷한 자리죠.
이 교무님은 늘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우리들의 건강을 책임져 주십니다.
날마다 새로운 운동을 준비해 오시고, 즐거운 이야깃 거리를
가지고 오십니다.
일전엔,,,사랑의세레나데를 불러 주어서,
피곤하고 힘든 우리들을 위로해주셨습니다.
사실 본인도 멀리 화천에서 운전을 하고 오시는데,
더 힘들면 힘들었지....
새하얀 저고리, 까만 통치마를 입으신 교무님 뵐때마다
마음으로 쏴아한 감동이 일렁입니다.
러브 하우스를 봤습니다.
11평 남짓 되는 다 쓰러진 오막살이에서 뇌성마비 아들, 딸을
데리고 사는 어머니의 눈물 앞에 한없이 작아졌습니다.
이들에게 수호천사가 되어 준 러브하우스....
뇌성마비 딸 아이가 눈물을 닦고,
어머니는 울 힘도 없이 고맙다는 말만 늘어 놓는...
감동의 장면 속에서 함께 따라 울면서 내가 가진
넉넉함이 참 번거롭고, 미안합니다.
감동이 없어져 세상 것에 겨우 의지하며 사는 내 삶에
촉촉함으로 다가온 사람들입니다.
오늘은 ....이사람들 생각하며 맘껏 울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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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온통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