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명 훈 목사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 나는 독특한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특히 그 나라의 문화는 장애인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에 관심이 더욱 크다.
터키 이스탄불을 방문했을 때 안내를 하였던 선교사에게 이슬람 문화권은 장애인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에 대해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그는 이슬람 문화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터키는 우리나라에 비해 국민소득이 낮으며 기독교 인구도 2,000명 내외에 불과하다. 그러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매우 좋다고 한다.
이슬람교는 유대교 등을 혼합한 적그리스도 종교이다. 아담, 아브라함 ,모세, 예수님 등을 하나의 선지자로 간주하고 있으며, 이슬람교를 창시한 모하멧트를 더 위대한 선지자로 모시고 있다. 모하멧트는 고아로 성장해서인지 고아와 과부, 장애인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졌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장애인이 된 것은 알라의 뜻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장애인이 사회에서나 가정에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알라의 영역에 속한 것이지 인간이 장애인을 판단할 수 없다고 여기기 때문인 것이다. 물론 이슬람교는 극단적인 숙명론을 취하고 있다. 구약성경에서도 장애인이 된 것도 하나님의 주권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터키에서 장애인들은 아무런 편견 없이 비장애인과 함께 공동체를 이루며, 직업을 얻는 데에 있어서도 불이익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사회에서나 교회에서도 장애인들을 그 공동체에 받아들이는 데에 인색하다. 그것은 아마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에 영향을 주었던 불교나 샤머니즘이 오랫동안 우리문화에 영향을 주었던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구약시대에서 하나님은 고아, 나그네, 과부, 장애인에 대한 사랑의 실천을 자주 말씀하셨다. 신약시대에 예수님 역시 공생애의 3분의 1을 병든 사람들, 헐벗고 가난한 이들을 만나셨고 선교의 대상으로 삼으셨다. 또한 그들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복인가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
어느 무형문화재 ㄱ씨는 결혼을 하고, 시집에서 시부모를 모셨다고 한다. 집에 찾아온 거지가 있어 그를 피하곤 했으나 시부모님은 그 거지도 우리 집을 찾아온 사람이니 문전박대하지 말고 먹을 것을 주라고 하였다. ㄱ씨는 못마땅한 채 거지에게 밥을 갖다 주었다. 그 거지는 한두 번도 아닌 7-8년을 찾아왔다. 6.25 사변이 터지자 가족들이 오산으로 피난하였으나, 인민군이 그 이전에 그곳에서 치안활동을 하고 있었으며, 인민군들은 남한의 공무원 가족과 잘살았던 사람들을 색출하여 죽이려고 하였다. ㄱ씨의 남편은 공무원이어서 그 가족들은 죽음직전까지 몰리게 되었다.
ㄱ씨의 가족에게 한 인민군이 다가왔다. ㄱ씨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인민군은 그녀에게 인사를 하면서 자신을 알아보겠냐고 했다. 자세히 그의 얼굴을 쳐다보니 7-8년 동안 밥을 얻어먹었던 그 사람이었다. 그는 고맙다고 말하고, 가족들의 손을 치며 손이 거친 것을 보니 노동자들이라면서 가족을 통과시켜 주어 목숨을 간직할 수 있었다. 너무 긴장해서, 뒤를 돌아보지 못하고 고맙다는 말도 못한 채 그 자리를 급히 떠났다고 한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사랑을 베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 보상을 사람에게서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받는다면 그보다 귀한 것은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 나라에서 그 보상을 받기 위해 힘쓴다면 우리사회에서 소외된 이웃에 대한 편견은 점차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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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