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공동체 에벤엘의 집 식구들과 저는 치악산 산행을 갔습니다. 너무나 덥고 후덥지근한 서울의 공기를 숨쉬다가 약 3시간 가량 걸쳐서 치악산에 도착해보니 정말 맑은 공기가 가슴속을 후련하게 하였습니다. 동료들과 하나님께서 무한히 베풀어주신 자연하늘아래서 감사의 예배를 드리고 저희 같이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무한한 사랑을 주시는 하나님께 거듭 감사 드렸습니다. 가지고 간 김밥을 먹을 때의 그 감회는 정말 답답한 공기와 공해 속에서의 밥맛과는 비교 할 수가 없이 맛있고 달콤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볼 수 있는 이나, 볼 수 없는 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나누어주심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태어날 때부터 보지 못하는 처지라 정말 산이라고는 처음 있었습니다. 아름답고 맑은 물소리를 들을 때 앞으로 자주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했습니다. 휴식을 취하고 등산을 하는 길에 조금 가다가 차갑고 시원한 물 속에 손과 발을 적셔도 보고 어릴 때의 동화 같은 꿈도 꾸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현실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처지였습니다.
영국의 어떤 등반가가 '왜 산에 오르느냐'고 물으면 '산이 거기 있기에 오른다'고 했듯이 나도 가끔씩은 산에 오르고 싶은 충동을 많이 느꼈습니다. 많은 등산객들이 왔으며 돌과 자갈이 많은 산길을 헤치며 한 시간을 쉬엄쉬엄 등산은 하였지만 정상은 가보지 못했지만, 세렴폭포에 이르렀습니다. 너무 덥고 지쳐서 중도에 하산을 하였는데 내려 올 때는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살아가면서 우리의 인생길이 산에 오를 때처럼 어려운 고비도 많이 있지만 또한 내려 올 때처럼 쉬울 때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려운 고비를 잘 참고 견디면 쉬운 고비도 온다는 것을 요번 치악산 산행 길에서 깊이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동료들과 자주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신 목사님과 협조해 주신 여러 분들께 깊이 감사 드리며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정말정말 보람차고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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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약산을 다녀와서...
조용태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