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화 / 성인사회봉사명령 이수
비오는 날 오후,
우연히 길에서 반가운 분을 만나 차 한잔을 하게 되었다.
최근의 근황을 묻는 그에게 나는 이야기를 하다가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라 눈 자욱이 뜨거워졌다.
지난 4월....
나는 사회봉사명령을 받아 힘들고 지친 마음으로 공릉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았다. 생전 처음 봉사활동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고 한달 반이라는 긴 시간을 남을 위해 살아보는 기회를 가졌었다.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 난감해 하고 있는 어느 날 오전에는 힘겹고, 어렵게 사시는 어르신들을 위하여 도시락을 배달하였고 오후에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하여 목욕을 해 드렸다.
그러던 어느날, 이동목욕차로 초로의 어르신을 모셔와 목욕을 씻겨 드리며 난 너무 힘이 들어 전신이 땀으로 목욕할 때쯤 목욕을 끝낼 수 있었다.
마지막 어르신의 목욕이 끝나고 수건으로 어르신을 닦아드리고 있는데 뺨에서 계속 피가 났다.
서투른 솜씨로 면도를 해 드리다가 나도 모르게 베었던 것이다.
당황하였던 탓인지 지척에 연고를 두고도 우왕좌왕하며 찾지 못하고 어르신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몸둘 바를 몰라하고 있는데 어르신께서 내손을 잡으며 너무나도 인자하신 눈으로 말씀하셨다. 괜찮다고...
목욕하나 제대로 못해 드리는 나의 모습과 어르신의 그 눈빛에 울컥하는 마음이 들면서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미안도 하고 조금 더 조심하지 못한 내 행동이 정말 싫었다. 지금 다시 하면 잘 해드릴 수 있을텐데...
사회봉사가 끝나 개인적으로 봉사를 계속적으로 하리라 다짐했건만 다시 일상의 생활로 돌아오니 마음먹은 것만큼 쉽지가 않다.
봉사를 하면서 누군가를 돕고 함께 한다는 것에 마음이 풍족했건만.......
경기가 어려운 요즘 그분들이 생각난다. 조금 있으면 겨울이 올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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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함께한 사회봉사